터널 락볼트 부실시공 적발, 최대 70% 빼먹어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고속도로 터널공사과정에서 터널 암반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는 '락볼트'를 부실시공한 뒤 정상처럼 대금을 청구해 187억여원을 빼돌린 건설사 직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락볼트는 터널 지반에 대한 보강 자재 중 하나로 터널 굴착 과정에서 암반에 삽입해 터널 암반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는 것으로 터널 안전 확보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자재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9일 개당 2만원 안팎인 락볼트를 설계 수량보다 훨씬 적게 넣어 시공하고 공사 대금을 과다 청구한 혐의로 선산토건 현장소장 이모(56)씨 등 3명을 구속 기소하고,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고속도로 영동~옥천 1공구 구간에서 락볼트와 기타 비용을 과다 청구해 15억655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검찰 수사에 대비해 거래명세표, 세금계산서 등을 위· 변조한 대기업 시공사 현장소장 송모씨등 7명을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같은 사실은 검찰이 한국도로공사에 의뢰로 2010년 이후 착공한 76개 공구, 121개 터널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 중 전체 터널의 64%에 달하는 78개 터널에서 락볼트가 설계수량보다 적게 시공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 당초 설계보다 락볼트의 수량이 최대 70% 적게 시공된 공구도 3곳이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에 적발된 12개 기업 중에는 대우건설, 삼성물산, 동부건설 등 대기업도 포함돼 있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이번 부실공사 적발과 관련해 한국도로공사는 “적발된 공구에 대한 정밀조사를 벌여 문제가 있다면 재시공이나 보강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교통뉴스 윤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