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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더 빨리 가기 위한 무한루프 중!

하이퍼루프(Hyperloop), 실현 가능한 기술일까?

2018-06-25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더 빨리 이동하기 위해 튜브 경쟁이 붙었다. 튜브 안을 진공상태(또는 반진공)로 만들고 물체를 빠른 속도로 이동시키는 하이퍼루프(Hyperloop) 얘기다. 산과 강을 넘고 도심을 통과하기 위해 상당한 건설비가 들어가야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이퍼루프는 진공상태 또는 공기가 거의 없는 관 속을 열차 같은 이동체가 아주 빠르게 이동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공기저항이 없거나 적기 때문에 이론상 시속 1,200킬로미터까지 속도가 나, 서울에서 부산까지 20분도 안 걸려 도달한다.
 
최초의 아이디어는 테슬라의 창업주인 일론 머스크가 미국 LA에서 샌프란시스코를 35분 만에 연결하는 안을 제시하면서 시작됐다. 파격을 좋아하는 머스크는 이 기술을 ‘오픈소스’화 해 다른 사람들도 개발에 참여하도록 문을 열었다고 전해진다.
 
이 기술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 건설비용은 물론 이를 유지하는 비용이 천문학적일 것이라는 비판이 있다. 또한, 정전 등 외부 요인에 취약하고 테러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
 
그럼에도 꽤 많은 기업이 뛰어들어 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만든 보링 컴퍼니(Boring Company)'는 이름대로 지하에 구멍을 뚫어(Boring) 하이퍼루프를 지하에 놓는 것을 연구하고 있다. 복잡한 도시를 관통하는 초고속 교통망을 만들어 빠른 이동을 돕고 교통체증을 줄인다는 아이디어다.
 
 
이 회사는 최근 시카고 도심과 오헤어(O'hare) 공항을 잇는 루프를 건설해 시속 240km로 달릴 수 있는 팟(Pod)을 운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마하의 속도는 아니지만 보다 현실적인 하이퍼루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가장 활발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회사는 HTT(Hyperloop Transportation Technology: 하이퍼루브 교통 기술)라는 회사다. 일론 머스크가 냈던 LA-샌프란시스코 구간 연결사업을 테스트하기 위한 시험장 구축을 위해 실제로 주변 땅주인들과 계약을 맺은 곳도 여기다.
 
 
또한 UAE가 유치한 2020 세계엑스포에 맞추어 관문인 두바이 알 아인(Al Ain)에서 아부다비에 있는 엑스포장까지 연결하는 노선을 구축할 예정으로, 프랑스 톨루즈에 위치한 R&D센터에서 현재 튜브를 제작 중이라고 전해진다. 계획대로라면 이 노선이 세계 최초의 하이퍼루프 상용화 구간이 될 것이다.
 
괴짜 사업가 리처드 브랜슨경이 운영하는 버진그룹 산하의 하이퍼루프 원(Hyperloop One)도 강력한 경쟁자다. 실제 크기의 하이퍼루프를 설치해 테스트에 성공한 회사도 이곳이 유일하다. 2017년 브랜슨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회사 이름에 버진(Virgin)이 붙었다. 핀란드, 러시아, 인디아 등에서 타당성조사 및 사업진행을 모색하고 있다.
 
 
튜브를 통해 물체를 이동시키는 기술은 사실 예전에도 쓰였다. 미국에서는 드라이브스루를 통해 은행업무를 보기도 하는데 대기를 줄이기 위해 따로 떨어진 드라이브스루를 설치하면서 은행업무에 필요한 서류와 현금 등을 통에 담아 튜브를 통해 건물 안에 있는 직원과 주고받을 수 있었다.
 
이론적으로는 진공상태를 만들고 공기의 흐름과 압력차, 그리고 자기장을 이용해 속도를 붙여 빠르게 이동한다는 아이디어고, 필요한 전기는 하이퍼루프를 따라 설치된 태양광 패널을 통해 상당부분 얻음으로써 운영비도 적게 들 것이라는 장밋빛 시나리오가 개발을 하고있는 사람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기차나 비행기같이 수백 톤에 나가는 거대한 물체를 움직이는 데에 고작 태양광 패널에서 얻어지는 전기로는 어림도 없다는 주장이 있고, 튜브가 밖으로 노출되어 있으면 테러 등 공격에 취약하고 대형사고가 날 수도 있다는 비관론도 크다.
 
마하 2가 넘는 속도로 날아 세 시간 만에 뉴욕에서 런던을 갈 수 있었던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가 사라진 가장 큰 이유는 경제성이었다. 사람을 많이 태우지도 못하면서 연료는 엄청 들어가고 유지보수비가 비싸 엄청난 운임을 내야 탈 수 있는 콩코드는 결국 승객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빨리 가겠다는 인간의 꿈은 결국 돈 앞에서 좌우될 전망이다. 지금 사람들이 지불하고 있는 운임의 범주를 크게 넘지 않아야 대중화에 성공할 수 있다. 엄청난 자금이 투자되고 온갖 장밋빛 미래를 말하는 달콤한 유혹 속에 누가 싼 값에 이 기술을 실현시켜 유지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