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층 GBC 반려한 서울시에 현대차는 디자인 공개로 맞불
현대차, "GBC 국가경제 기여…조속한 인허가 기대"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lobal Business Complex·GBC)의 조감도를 공개했다.
55층 건물 2개 동으로 구성된 GBC는 당초 110층으로 기획됐으나, 현대차그룹이 최근 비용절감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 설계를 변경한 바 있다.
서울시는 당초 110층 설계안을 승인하면서 랜드마크를 짓는 조건으로 공공기여, 기부채납액을 낮춰주는 등 특혜를 제공했기 때문에 설계 변경은 불가하다고 이 안을 반려한 바 있다. 이에 현대차는 디자인 세부사항을 공개하면서 공공기여가 충분하다는 입장을 냈다.
GBC는 높이 242m, 55층 타워 2개동과 MICE(Meeting, Incentives, Convention, Events & Exhibition), 문화∙편의시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될 저층부 4개동 등 총 6개동으로 조성된다.
주 업무시설인 타워동 2개 건물은 시각적 개방감 확보를 위해 단지 내 대각선 방향으로 배치되고, 공공성 강화 차원에서 시민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울창한 도심숲이 단지 중앙에 위치한다.
전시∙컨벤션, 공연장, 판매시설, 호텔 등 저층부는 도심숲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시민친화적 복합문화공간을 구성한다.
현대차그룹은 GBC를 미래 신사업을 위한 테스트베드이자 글로벌 기업, 전문 컨설턴트, 스타트업 등 입주 기업들과 협업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모빌리티 혁신 클러스터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타워 2개동의 상층부에는 GBC 방문객들이 한강, 잠실, 봉은사, 선정릉 등 강남 일대 주요 명소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최고급 럭셔리 호텔이 각각 들어선다.
타워동의 디자인은 주변 지역과 조화로운 스카이라인 형성과 열린 경관 제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가치를 뜻하는 ‘타임리스 헤리티지(Timeless Heritage)’ 개념이 적용됐다.
현대차그룹은 변경된 GBC 디자인이 단지 중앙에 대규모 녹지공간이 배치된다는 점에서 특별함을 더한다고 밝혔다. 건물에 부속적인 형태로 존재하는 일반적인 녹지공간과 달리 지역사회와 공존하는 도심숲 형태의 시민 공유 공간으로 구현된다는 것.
도심 열섬 현상 완화, 미세먼지 저감, 교통 및 생활소음 단절 등 시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효과도 기대된다.
GBC는 단지 중앙의 도심숲을 통해 코엑스~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GBC~ 탄천~잠실MICE~한강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국제교류복합지구’ 내 보행 네트워크의 허브 역할도 겸하게 된다.
전시∙컨벤션, 공연장, 판매시설, 호텔 등의 저층부는 도심숲과의 유기적인 연계 배치로 시민들의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이 대폭 강화되고, 규모 면에서도 시민들이 더욱 여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기존 계획보다 확장된다.
특히 전시∙컨벤션 시설은 대규모 국제회의 및 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 수용이 가능한 비즈니스 친화적 인프라를 두루 갖춰, 서울시가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 도시로서의 위상을 확보하는 데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첨단 기술 인프라 구축 및 친환경 공공성 강화를 위해 기존과 동일한 수준의 투자비 집행을 계획하고 있어 GBC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 국내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도시행정학회가 당초 계획안을 기준으로 추산한 GBC 프로젝트의 생산유발 효과는 265조원, 고용유발 효과는 122만명, 세수 증가는 1조5천억원에 달한다.
서울시가 통상적인 인허가 기간을 감안해 내년 하반기 중 인허가 절차를 완료하면 GBC 프로젝트를 통해 2026년까지 약 4조6천억원 투자 및 9천2백명의 신규 고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까지는 총 19조5천억원 투자, 누적 기준 5만6천명가량의 고용이 창출된다.
현대차그룹이 부담해야 하는 공공기여액도 기존 약 1조7천억원 수준에서 물가상승분이 반영돼 2조1천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그룹은 서울시와 맺은 공공기여 협약에 따라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잠실운동장 리모델링 등 공공기여 사업을 서울시의 요구에 맞춰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
GBC 프로젝트의 본격화는 GBC 인근 상권 활성화, 강남의 중심축을 바꿔 놓을 대역사로 평가받는 ‘서울 국제교류복합지구 사업’의 원활한 추진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 "55층 GBC 공공성 충분한 랜드마크 될 것"
이 같은 점을 들어 새롭게 설계된 GBC는 서울시가 요구하는 공공성을 충족하고도 남는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입장이다. 공공성이 떨어진다며 변경안을 반려한 서울시에 정면으로 맞서면서 변경안 승인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GBC 디자인은 친환경 건축 기술로 유명한 영국의 ‘포스터 앤 파트너스 (Foster+Partners)’가 맡았다. 포스터 앤 파트너스의 대표 건축가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는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비롯해 영국 왕립건축가협회 금상, 미국 건축사협회 금상 등 수상한 바 있다.
세계 곳곳에 있는 수많은 랜드마크들이 그의 손을 거쳤고, 최근에는 애플 캠퍼스 신사옥 등 친환경 건축물을 설계했다. 국내에는 한국타이어 테그노돔과 본사 사옥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