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에 하이브리드 추가...엔진충전 전기차(EREV)도 나온다
현대차,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 웨이’ 발표
현대차가 지난해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했던 생산유연성 중심의 ‘현대 모터 웨이(Hyundai Motor Way)’를 이은 ‘현대 웨이’를 발표했다.
현대 웨이는 2024년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총 120조 5,000억원을 투자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이다. 현대가 펼치는 전략은 모빌리티와 에너지를 축으로 하고 있다.
모빌리티 분야에선 전동화 기술을 고도화한다. 우선 현대차는 자체 개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점차 증가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준중형 및 중형 차급 중심으로 적용됐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형, 대형, 럭셔리 차급까지, 기존 7차종에서 14차종으로 확대 제공할 계획이다. 제네시스의 경우 전기차 전용 모델인 GV60를 제외한 전 차종에 하이브리드 옵션을 제공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보유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변속기에 구동모터가 내장된 TMED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현재 1.6, 2리터 자연흡기 엔진, 1.6리터 터보엔진에 다양한 출력의 전기모터가 6단 듀얼클러치 또는 6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돼 다양한 차종에 장착된다.
TMED-II라 이름 붙여진 차세대 시스템은 엔진 배기량을 키우고 제네레이터 용량을 증대해 효율성을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시스템과 동일한 구조를 갖춰 개발비와 생산비를 줄임으로써 원가를 낮출 수 있었다고도 한다.
이 시스템은 내년 출시될 현대차 팰리세이드 후속 모델에 먼저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현대차는 제네시스에 탑재될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TMED-II 기반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TMED-II는 2.5 터보엔진 기반으로 시스템 출력 300마력 이상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스템을 얹은 하이브리드 차량은 스마트 회생제동, 차량 외부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 기능 등 하이브리드 특화 프리미엄 기술도 적용해 상품성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올해 4분기 가동을 앞둔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HMGMA)’에서는 아이오닉 5,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9 등의 전기차 이외에도 하이브리드 차량을 생산할 예정이어서 특히 하이브리드 공급이 부족한 북미 시장에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가 공개한 두 번째 신기술은 EREV(Extended Range Electrified Vehicle)다. EREV는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순수 전기로 구동하지만 배터리 크기를 줄이고 소형 엔진을 장착해 필요할 때 배터리를 충전함으로써 주행거리를 늘려준다.
EREV는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될 D-세그먼트(중대형급) 차량과 중국시장용 C-세그먼트(준중형) 전기차에 적용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한 번 충전으로 900km 이상 달릴 수 있도록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현대차의 EREV는 배터리 용량을 30% 줄이고 충전용 엔진은 기존 소형 엔진을 활용한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원가를 낮춤으로써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만큼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REV는 2026년 말 북미와 중국에서 양산이 시작돼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된다. 북미 시장에는 EREV 중에서도 현대와 제네시스의 중형 SUV 차종에 먼저 도입해 연간 8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다. 준중형 플랫폼을 활용한 EREV는 중국에서 연간 3만대 이상 판매할 계획이다. 그 밖의 지역에 대해서는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검토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2030년에는 경제형, 럭셔리, 고성능까지 전기차 21개 모델 풀라인업 구축할 계획이다.
이 밖에 현대차는 현행 배터리 안전 기술을 강화하고 배터리 개발부터 양산까지 직접 수행하는 내재화를 지속 추진해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가격을 더욱 낮춤으로써 전기차 진입장벽을 낮춰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는 현대차에 최적화된 배터리셀과 차체가 통합된 CTV(Cell to Vehicle) 구조를 적용해 배터리 제어를 고도화하면서 무게와 크기를 10% 줄이고 열전달 효율을 45% 개선한다. 배터리의 단점인 무게와 열관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SDV 개발에도 역점을 두고 소프트웨어 중심의 아키텍처를 강화해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자율주행 필수항목을 플랫폼화 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사에 공급하고, 개발사는 이를 토대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 된다.
‘현대 웨이’를 추진하기 위한 또 다른 축은 수소 에너지 기술과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에너지 모빌라이저(Energy Mobilizer)’ 전략이다.
현대차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기술과 솔루션을 중심으로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 ‘HTWO’를 통해 글로벌 에너지 전환에 앞장서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2045년까지 자동차 생산부터 운행, 폐기까지 전 단계에 걸쳐 탄소 순배출 제로(0)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유기성 폐기물을 수소로 전환하는 수소 생산 모델을 실증하는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미국의 ‘캘리포니아 항만 친환경 트럭 도입 프로젝트(NorCAL ZERO, 노칼 제로)’의 공식 친환경 상용트럭 공급사로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30대를 공급했다.
이 밖에도 글로비스 아메리카와 협력해 조지아주 신공장 HMGMA에 친환경 물류체계인 HTWO 로지스틱스 솔루션을 올해 말까지 도입하고 HMGMA를 중심으로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나아가 현대차는 트램, 선박, 경비행기, 발전기, 중장비 등 다양한 분야로 연료전지 시스템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현대 웨이’ 실행과 지속적인 수익 창출, 미래 모빌리티 사업 확대를 위해 ▲2024~2033년 10개년 간 120조 5,000억원을 투자하고 ▲2030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10% 이상을 달성하는 내용의 중장기 재무 전략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구체적으로 10년간 ▲R&D 투자 54조 5,000억원 ▲설비투자(CAPEX) 51조 6,000억원 ▲전략투자 14조 4,000억원 등의 계획을 공개하며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과감한 투자와 실행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현대 웨이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