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트럭 주행 중 화재사고, 엔진결함 원인이었나
자동차안전연구원, 엔진 크랭크축 결함 지목
엔진 관련 이슈로 논란이 일었던 만트럭 유로6 엔진을 장착한 차량이 지난해와 올해 잇따라 화재사고가 나면서 이슈가 됐다. 지난해에만 알려진 화재 건수가 4건, 올해도 2건이 발생한 것.
화재사고 모두 주행 중 발생했으며, 발화지점이 엔진이 있는 차량 앞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가 났지만 다행히 운전자들은 불길이 번지기 전에 탈출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즉각 조사에 착수해 화재사고가 난 여러 대의 차량을 확보해 조사에 나섰다. 화재사고의 공통적인 원인은 엔진블록에 구멍이 났고(엔진블록 천공), 여기서 뿜어져 나오는 연료, 엔진오일 등이 고온의 배기관에 닿아 불이 난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했다.
업계에 따르면 조사 결과 화재사고가 난 차량의 엔진에서 엔진이 회전하는 중심축인 크랭크축이 파손된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크랭크축은 엔진의 피스톤이 상하로 움직이는 것을 회전운동으로 바꿔줘 바퀴를 돌리도록 하는 핵심부품이다.
크랭크축은 강철로 제작되며, 축 중심부를 잡아주는 메탈 베어링이 있다. 축이 돌아가는 부위는 엔진오일이 윤활해줌으로써 고속으로 회전할 수 있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사고 차량의 크랭크축이 파손돼 고착된 것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회전축이 고착되면 부품이 깨지게 되고, 이는 엔진블록에 구멍을 낼 수 있다. 소방당국이 지목한 ‘엔진블록 천공’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 2020년 1월, 국토부는 크랭크축 제작결함 관련으로 덤프트럭 1,175대에 대해 조사를 펼쳤고, 이 중 54대는 제작결함이 확인돼 전량 크랭크축을 교체하는 리콜조치를 한 바 있다.
크랭크축을 교체하지 않은 나머지 차량에 대해서는 만트럭버스코리아가 소비자 불안 해소를 위해 보증기간을 8년 1백만km로 늘리고, 차량 수리로 인한 운휴 보상금을 하루 23만원 지급하기로 했다. 이렇게 일부 리콜과 자발적 시정조치로 일단락 된 것이 크랭크축 관련 조치였다.
크랭크축 소착은 자동차 엔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결함이다. 특히 엔진오일이 제대로 해당 부위를 윤활하지 못하면 흔히 발생한다. 한때 시끄러웠던 현대차·기아의 세타엔진 결함 이슈도 크랭크축에서 시작됐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기존 보증기간 연장 대상이었던 차량 포함 유로6C 엔진이 장착된 덤프트럭 600여 대에 대해 시정조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콜조치 범위는 해당 부품에 대한 교체를 포함한 포괄적 엔진 수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트럭버스코리아 측도 해당 엔진에 대한 무상점검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진오일 관리 캠페인을 통해 오일 교환과 함께 해당 차량의 크랭크축 이상 여부를 점검해주고 있다고 만트럭 차주모임 측은 전했다. 엔진 리콜을 위해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크랭크축 이슈는 오일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조사가 권장하는 주기보다 자주 교환을 해주고, 엔진에 큰 부하가 걸리는 무리한 주행은 삼가라는 조언도 했다. 만트럭의 엔진오일 권장 교환주기는 1년 10만km로 알려져 있지만, 많은 차주들이 그보다 자주 교환한다고 한다.
만트럭 차주모임 측은 리콜조치가 시행되고 있어도 만트럭 측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고 불신을 드러냈다. 8년 100만km 보증 확대가 됐어도 정비불량 등의 이유로 고장의 책임을 차주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것. 운휴보상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고 한다.
논란 속에 당국은 또 한 번 리콜을 준비하고 있다. 몇 년을 이어오고 있는 만트럭 엔진 관련 이슈가 이번 리콜로 정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