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화합 품고 달린다, DMZtrain 운행개시
민간인 출입통제구역을 운행하는 유일한 열차인 DMZ train이
중단 된지 2년 4개월만에 다시 철길 위를 달리게 됐습니다.
기존에 운행하던 통근형 디젤 동차를 개조해 만든 DMZ 전용관광열차는
서울역을 출발해 능곡, 문산, 임진강을 지나 도라산역까지 운행하고
이후에는 전용버스로 민통선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통근열차나 새마을호처럼 일반 여객을 운송하던 동차지만
코레일과 파주시 그리고 군 당국의 협조로 DMZ 평화열차로 거듭 태어나게 된 건데요.
문산역을 기점으로 전력선이 끝나는 철로를 거슬러
민간인 출입을 통제하는 민통선까지 편안한 여행이 될 수 있도록
전동차가 아닌 향수 그윽한 디젤통차가 투입된 것이라 생각됩니다.
지난 4일 첫 시동을 건 DMZ 평화열차는 특별한 관광열차로 다시 태어나
개인적으로는 가기 힘든 비무장지대 가까이까지 버스로 연계 이동하는
편안한 여행길을 열었습니다.
8시30분 출발이라는 이른 시간에도 서울역사에는
안보관광과 체험관광을 선택할 수 있는
DMZ Train 탑승을 기다리는 승객들이 모여 있었는데요.
가족과 연인은 물론 노익장을 과시하는 어르신들 등
다양한 계층과 연령대의 승객을 싣고 정시에 도라산 역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요네자와(일본인 관광객)/DMZ 열차 관광 참가 이유? ]
남한과 북한의 군사분계선을 몸소 확인하고
남북 상황을 보고 싶어서 DMZ열차를 타게 되었습니다.
DMZ-train 객차에 들어서니, 칸 마다 각기 다른 의미를 담고
상징화하는 그림과 사진, 글 들이 눈에 띄었는데요.
6.25동란의 아픈 시련을 전하는 흑백사진과 차창 유리 장식에서는
평화와 자유 그리고 화합을 상징하는 디자인을 모토로 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고
이렇게 꾸민 객실은 총 3량으로 편성돼 있습니다.
1호차에는 달리고 싶은 철마의 소망과 추억이 담긴 ‘철마는 달리고 싶다’의
녹슨 증기기관차를 형상화했고,
2·3호차에는 활짝 핀 무궁화 꽃 배경에
빨강과 파랑으로 배합된 동서양의 아이와 어른들이 손에 손을 맞잡고 선
색채감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는데요.
한 마디로 세계적 평화와 사랑이라는 화합의 메시지와 감동을 자아내는 분위기 속에서
마치 비행기 조종석을 활짝 열어, 승객에게 이륙 장면을 보여주듯
동차 앞쪽에 설치된 HD급 카메라가 담아내는
레일 위 DMZ 평화열차의 운행전경을 실시간 전하는 서비스도 처음 접해 볼 수 있었습니다.
열차 내부 바닥은 평화누리 공원의 연꽃, 천정은 하늘로 떠가는 풍선,
좌석 포장은 평화를 상징하는 바람개비로 디자인했고,
투명 칸막이는 무궁화로 장식돼 있었습니다.
또 사진 갤러리에서는 철도와 전쟁, 생태 등과 관련된 테마별 사진들이 전시돼
DMZ 관광의 의미를 한층 더 격상시켜주는 분위기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개조를 통해 훨씬 넓어진 창과 전망 좋은 좌석에서
주변 풍경까지 편하게 감상하면서,
가끔씩 주변의 지역특성과 역사를 설명하는 승무원이 관련 자료를 띄울 때만
앞뒤 풍경을 비춰주던 객실 모니터는 이해도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정다솜(DMZ 열차 여객 승무원)/DMZ 열차 승무원만의 특징?]
기존 KTX승무와는 달리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고
저희가 주변관광도 직접 방송으로 스토리 텔링을 하며
고객과 더욱 더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식음료를 판매하기 위해 마련된 카페 코너에서도 특별함을 엿 볼 수 있는데요.
전투식량과 군용건빵, 주먹밥 같은 군인전용 전투식량에
DMZ 기념 스탬프도 찍고 또 직접 엽서를 달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돼 있었는데요.
분단의 깊은 골인 DMZ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고 생각되고,
장애인을 위한 접이식 좌석과 간이선반을 창가에 설치한 배려에서는
동반 승객을 위시한 모든 관광객의 편의 제공에 우선하는 세심함을 자아내고 있었습니다.
[심상현(코레일 명예기자단 5기)/DMZ 열차 탑승 소감?]
열차 디자인이 DMZtrain의 목적에 맞게
평화나 이런 부분이 강조해 꾸며져서 잘 되었다고 생각하고요
DMZtrain이 앞으로 많은 승객들을 태워서
안보관광 분야에 있어서 많은 기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가하면 DMZ train만의 특성도 있었습니다.
종착지인 민통선으로 들어가는 확인절차 때문에 도라산역까지 직행 할 수 없기 때문인데요.
바로 전 역인 임진강역에서 하차해서
헌병에게 간단하게 기록한 신상양식과 대조하는
출입심사를 거치는 수순을 밟기 위함입니다.
도라산역은 민간인 통제구역인 만큼 어쩔 수 없이
이런 엄격한 인원 점검과 심사가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드디어 열차가 임진강역을 출발했고, 임진강철교를 건너
일반열차나 자동차가 출입할 수 없는 민통선 가까이 자리한 도라산역에 도착했습니다.
하루 2회 왕복 운행하는 DMZ Train이지만
오가는 회수로는 이 다리를 4번 건너면서 민통선을 드나드는 유일한 열차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었는데요.
유일하게 민통선 안에 있는 역에 도착했다는 감회와 더불어
아직까지 가지 못하고 있는 평양이라고 적힌 안내판을 보니
다소 낯선 느낌과 함께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김정원 기관사/민통선 안 운행소감?]
민통선 안쪽을 들어오는 열차를 운행하는 기관사로서
철도에 들어온지 15년정도 되는데,
철마는 달리고싶다는 말이 있듯이, 이 열차가 끝까지
신의주 평양까지도 한번쯤 달릴 날을 생각하면서
오늘도 안전하게 열차를 운행하는 이 일이 제 천직이라고 느끼면서
승객분들 모두가 여기 오셔서 좋은 기억, 많은 좋은 풍경들 담아 가시는게
제가 이 열차를 운전하는 기관사로서 보람과 많은 자긍심을 느낍니다.
도라산역에서 버스로 이동하는 첫 번째 안보관광지는 제 3땅굴입니다.
정전협정을 따르는 엄격한 보안과 북한 무인비행기 때문인지
촬영은 엄격히 통제되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DMZ 안보관광의 2번째 코스인 도라전망대인데요,
오늘처럼 화창한 날씨에는 북한 선전마을은 물론 김일성 동상까지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관광객들은 저마다 망원경 앞에 서서 손에 닿을 듯 가까운
북측의 풍경들을 눈과 마음에 담는데요,
선명하게 보이는 북한의 모습에 마음 한 켠이 찡해옵니다.
이제 서울역으로 향하는 DMZ 열차에 몸을 실으면
안보관광 승객은 서울역으로 향하게 되고
파주시 연계관광 여정은 이곳 임진강역부터 다시 시작돼
마지막 열차를 타고 서울역으로 돌아가게 되는데요.
연계관광은 임진각과 산머루 와이너리 견학 탐방과
성리학의 대가 율곡 이이가 잠들어있는 자운서원 견학입니다.
DMZ 안보관광을 마치고 이곳 임진각에 도착했는데요,
제 뒤로 전시되어있는 이 열차는
6.25전쟁 당시 군수물자를 나르다 피폭된 증기기관차입니다.
휴전선에서 남쪽으로 불과 7㎞ 떨어진 이곳 임진각은
통일을 기원하는 도로의 최북단인 동시에
남북 철도의 중단점이라는 특성 외에도 실향민들의 애환이 깃들어 있는데요.
임진각 마당의 평화로운 강산의 풍경이 새겨진 망배단은
북에 두고 온 가족과 친지를 그리며 아픔을 달래는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임규심/DMZ투어 관람 소감?]
분단이 되어 있다는게 굉장히 마음이 찡하더라고요
우리가 이제 유라시아 철도를 구상하고 있는데
하루빨리 남북통일이 돼서 자식들하고 함께
유라시아 철도를 타고 여행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스케줄에 따라 지역 연계형 관광 상품홍보와 교육과 체험을
동시 수용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고자 파주시의 명물,
산머루 와이너리와 자운서원으로 출발하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산머루 와이너리는 1979년부터 직접 재배해온 머루로
와인과 잼같은 식품을 만들어오고 있는 곳이었는데요,
와이너리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머루 와 인을 시음해볼 수 있었는데요.
2차 숙성 실에서는 한 번에 만 3천 리터 보관이 가능한 거대한 와인 저장조를 둘러봤고,
자연적으로 0도에서 9도가 늘 유지된다는 숙성터널에서는
와인의 숙성과정을 설명 들을 수 있었습니다.
와인주조 공정과 체험기회를 통해 보다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받고 시음까지 한 후에는
성리학자 율곡 이이의 뜻을 받들고 숭고한 발자취를 현세에 알리는
마지막 코스 자운서원으로 향했습니다.
율곡선생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자운서원은
이이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조선 광해군 때 지방 유림들에 의해 창건돼
아름다운 자연경관 보호를 받는 아늑한 풍경이 우리를 맞이했습니다.
더욱이 가족묘도 함께 조성돼 있다는 설명에서는
선각의 웅지를 펼치지 못한 아쉬움을 안은 많은 선인과
조상 숨결이 스며드는 것 같았는데요.
아쉽지만 DMZ 트레인 투어는 자운서원을 둘러보는 것으로 마무리됐고,
취재진과 관람객들은 석양이 지는 임진강역을 배경으로
서울로 향하는 DMZ 열차에 올랐습니다.
[소진만/DMZ 관광을 마친 소감?]
감회가 새롭습니다. 남북이 분단돼서
우리가 여기서 군 생활도 했지마는, 빨리 통일되었으면 좋겠고
과거를 생각해서 와보니까 빨리 통일되었으면 좋겠고 도라산역까지 갔다 왔는데
빨리 유라시아까지 다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바람입니다.
6.25 전쟁의 아픈 역사로 생겨난 이곳 DMZ는
아시아 최대의 자연보호지역으로 주목받는 곳이기도 한데요,
앞으로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그 관심만큼 DMZ 평화열차도 활성화 돼서
분단을 넘어 한반도 전체를 달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교통뉴스 윤희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