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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K5 출격...호불호가 안 갈리는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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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K5 출격...호불호가 안 갈리는 차
  • 교통뉴스 민준식 부장
  • 승인 2019.12.13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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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신형 K5 출시...1.6 터보모델 시승
진동소음 적고 힘 세...주행성능도 수준급
실내 색상조합, 마감 등은 쏘나타比 열세
'역대급 디자인'이라는 호평 속에 K5가 출시됐다. 사진: 박효선
'역대급 디자인'이라는 호평 속에 K5가 출시됐다. 사진: 박효선

3세대 K5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열광했다. 역대급 디자인이라는 찬사를 들으며 신형 K5는 사전계약 20여일 만에 16,000대나 팔려나갔다.

화려한 조명과 젊은 댄서들의 군무 속에서 등장한 신형 K5는 매끈하게 잘 빠진 몸매를 뽐냈다. 절제된 면과 선이 잘 이어지면서 비례와 균형감이 있는 몸매를 가졌다. 날카로우면서 잘생긴 얼굴은 요즘 ‘인싸’의 요건을 갖췄다.

비례와 균형감 있는 몸매의 K5. 사진: 박효선
비례와 균형감 있는 몸매의 K5. 사진: 박효선

신형 K5는 네 개의 엔진 라인업을 갖췄다. 우리나라 국산 중형차의 정석이라 할 수 있는 2리터 가솔린 엔진은 160마력을 내며, 6단 자동변속기와 짝을 이룬다. 상위 버전으로는 배기량이 오히려 낮은 1.6 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8단 변속기의 조합이다. 2리터 LPG 엔진도 있다. 일반인도 이제는 구매가 가능하지만 렌터카로 주로 판매될 전망이다.

친환경 흐름에 부합하는 하이브리드 모델도 있다. 2리터 앳킨슨 사이클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 6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으로 리터당 20.1km라는 경이로운 연비를 자랑한다.

파워트레인은 한지붕 두가족 현대차의 쏘나타와 같다. 사실 쏘나타와 플랫폼, 서스펜션 구조 등 차체의 골격인 아키텍처를 공유한다. 서스펜션 부품은 상호 호환이 가능하다고 한다.

디자인은 확연히 다르다. 과감한 선과 라인, 파격적인 얼굴을 한 쏘나타와는 달리 K5는 요즘 사람들에게 보다 익숙한 모습이다. 외계 생물을 닮았다는 소리까지 듣는 쏘나타의 앞모습보다는 잘생긴 귀공자의 얼굴을 가진 K5가 더 익숙하고 편하게 다가온다. 그러면서도 현대적인 디테일과 장식으로 21세기 차임을 알리고 있다.

옆모습은 쏘나타처럼 매끈하게 빠졌다. 그런데 유선형 물고기 모양의 외모는 비슷하지만 K5를 보면 뒷유리 부분이 더 볼륨감이 있다. 뒷유리 가운데가 약간 부풀려진 곡선으로 되어있어 옆에서 보면 약간 솟아올랐다. 볼륨감을 강조한 것이지만 어찌 보면 약간 둔해보이기도 한다.

가운데가 부풀려진 볼륨감을 자랑하지만 둔해보일 수도 있다. 사진: 기아자동차
가운데가 부풀려진 볼륨감을 자랑하지만 둔해보일 수도 있다. 사진: 기아자동차

‘절취선’이라 소리를 들었던 점선으로 이어지는 테일램프는 기아차 세단의 시그니처가 되는 모양이다. 뒷부분이 좁아져 차가 작아 보일 수 있는데 테일램프를 길게 찢어 그 부분을 상쇄했다.

기아차 뒤태의 시그니처가 된 '절취선' 테일램프. 사진: 박효선
기아차 뒤태의 시그니처가 된 '절취선' 테일램프. 사진: 박효선

실내는 선과 면의 연속성을 극단적으로 표현했다. 모든 선은 하나로 연결되며, 면은 그 선의 비례하면서 끊기고 이어짐을 반복한다. 시각적인 안정감을 주면서 운전석 쪽으로 기울여진 비대칭 디자인임에도 균형이 잘 맞는다. 그러나 쏘나타에 비해 컬러 조합이나 마감재 등은 떨어져 보였다.

기아차 수석 디자이너 카림 하비브는 절제된 선을 강조한 인테리어를 설명했다. 사진: 민준식
기아차 수석 디자이너 카림 하비브는 절제된 선을 강조한 인테리어를 설명했다. 사진: 민준식

시승차는 가변식 밸브 듀레이션(CVVD) 기술이 들어간 1.6리터 가솔린 터보 직분사 엔진이다. 흡기밸브가 열리는 타이밍은 물론 열려있는 시간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 하이브리드 엔진이 구현하는 앳킨슨 사이클도 가변적으로 낼 수 있다.

시승차는 CVVD가 적용된 1.6 터보엔진이 탑재됐다. 사진: 민준식
시승차는 CVVD가 적용된 1.6 터보엔진이 탑재됐다. 사진: 민준식

앳킨슨 사이클은 피스톤이 연소실을 압축할 때 흡기밸브를 잠깐 열어둠으로써 압축비를 줄이고, 펌핑로스라고 불리는 흡기 저항을 대폭 줄여 연비에 유리하다. 이 상태를 가변적으로 구사해 큰 힘이 필요 없을 때는 연비를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

180마력이라는 꽤 힘 센 엔진을 얹고도 배기량이 큰 2리터 엔진보다 더 나은 공인연비를 받은 비결이 여기에 있을 것이다. 고속도로 구간을 주로 달렸던 시승구간의 평균연비는 리터당 13.8km나 나왔다.

이 엔진은 쏘나타 센슈어스를 며칠 타보면서 경험한 적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2리터 자연흡기 엔진에 비해 월등히 낫다. 저 rpm에서의 굼뜸 현상이 전혀 없고, 밟는대로 시원스럽게 가속함은 물론 진동소음도 훨씬 조용하다. 다만 5천 rpm 이상 초고속 회전을 할 때에는 약간의 진동이 스티어링휠로 전달된다.

쏘나타보다 엔진 진동소음 억제력이 조금 더 낫게 느껴졌다. 약간은 거친 음색이 더 멀리서 들려서 엔진이 스트레스를 덜 받는 느낌이 들었다.

8단변속기는 위급인 K7, 쏘렌토 등 큰 차와도 함께 쓰는 전륜형 모델인데 초반 기어비가 꽤나 촘촘하게 배치되어 있다. 차가 움직이자마자 부지런히 변속을 하고 시속 40km도 되기 전에 이미 기어는 4단에 들어가 있다.

27kg-m의 최대토크가 1,500rpm부터 터져 나오는 엔진과 촘촘한 기어비의 8단 변속기가 만나니 초반 발진가속성능이 무척이나 경쾌했다. 성인 3명이 탑승하고도 시내 주행성능은 2.0 모델을 혼자 타고 가는 것보다 훨씬 좋았다.

영상은 3명이 탑승한 채로 테스트한 것이다. 노면에 모래와 염화칼슘 등이 있어 휠스핀이 심했지만 변속기는 부지런히 기어를 바꾸며 차를 가속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변속충격은 전혀 없고 기어 바꾸는 속도는 듀얼클러치 변속기 못지않다. 엔진음도 귀가 멍멍한 부밍음 등 나쁜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고속으로 가면 가속성능도 무뎌지고 평범한 패밀리카가 된다. 180마력 출력의 한계가 드러나는 것이다. 18인치는 물론 19인치 휠까지 선택할 수 있는 차이지만 그만큼 잘 달리지는 못한다.

스티어링을 돌려주는 모터가 엔진룸 내 스티어링 기어에 직접 장착된 랙타입 MDPS가 적용된 K5의 핸들링은 꽤 괜찮았다. 직결감이 좋고 빠른데 고속으로 갈수록 안정감도 있다. 돌린 만큼 정확하게 반응하며 이에 따른 차체의 반응도 좋다.

승차감은 단단한 편인데 잔진동 흡수를 잘 했다. 같은 플랫폼의 쏘나타에서 아쉬웠던 지나치게 단단한 승차감이 조금 좋아졌다. 댐퍼와 스프링의 조합에 약간 변화를 준 것도 있지만, 서스펜션과 차체를 연결하는 고무 부싱의 경도가 다른 느낌이다.

승차감과 핸들링의 밸런스가 좋았고 노면소음도 적었다. 사진: 기아자동차
승차감과 핸들링의 밸런스가 좋았고 노면소음도 적었다. 사진: 기아자동차

노면의 충격과 진동 등 다양한 움직임은 타이어와 휠이 먼저 흡수하고, 두 번째로 부싱이 받아준다. 그 이후 스프링과 댐퍼가 충격을 완화해 차체로 전달된다. 신형 K5는 쏘나타에 비해 부드러운 고무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더 무른 부싱을 쓰면 승차감이 좋아지고 노면소음이 줄어든다. K5를 타면서 쏘나타에 비해 달라진 부분이었다. 그런데 부싱이 물러지면 컴플라이언스가 커지는, 즉 서스펜션이 헐거워지기 때문에 고속주행 안정성 면에서는 불리하다. 그런데 K5는 안정성도 잃지 않으면서 뛰어난 밸런스를 보였다.

3세대 플랫폼을 처음 적용한 쏘나타는 단단한 승차감과 핸들링을 가졌지만, 전세대 모델에 비해 노면소음이 다소 들렸고 일부 고객은 승차감이 별로라는 평도 내렸다. 이 단점이 K5에서 해결된 것이다. 소음, 승차감, 주행성능을 놓고 서스펜션 조율을 할 때 한쪽을 얻으면 한족에서 잃게 마련인데, 여기서는 모두 얻은 조합을 찾아낸 모양이다.

수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아쉬운 부분도 보였다. 시트가 별로 편하지 않았다. 시트를 감싼 가죽의 재질이 가죽보다는 비닐의 느낌에 가까웠다. 컬러의 조합이나 마감의 수준도 동급 쏘나타보다는 확실히 떨어졌다.

넓은 실내는 쏘나타보다는 한 수 아래로 느껴졌다. 사진: 민준식
넓은 실내는 쏘나타보다는 한 수 아래로 느껴졌다. 사진: 민준식

카카오i 기반의 자연어 음성명령도 인식을 잘 못할 경우가 많았다. 특히 창문을 열어 외부 소음이 들어올 때는 거의 인식이 안 됐다. 작동범위가 넓어진 카메라를 달았다는 차선유지보조(LFA) 기능도 기존 현대기아차의 그것보다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 중형세단 구입을 고려하는 사람들은 행복한 고민에 빠질 것이다. 쏘나타의 급을 넘어서는 고급스러움과 호사스러움, 시대를 넘어가는 디자인과 K5의 보다 가까이 다가오는 디자인, 더 나은 주행감과 승차감 사이에서 골라야 하는 고민 말이다.

가격은 싸지 않다. 풀옵션 모델인 시승차의 가격은 3,646만 원에 이른다. 게다가 연말 개소세 인하가 종료되면 값이 3천7백만 원을 넘게 된다. 물론 편의장비 등을 선택하지 않으면 2천만 원대에도 충분히 구매가 가능하다.

시승 전 기아자동차 관계자가 발표한 내용 중 사전계약자의 53%가 2-30대라는 내용이 있었다. 10년 전 출시 이후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K5. 치기 어린 젊은이들이 과욕을 부리다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많이 냈는데 그 사고차량 중 K5가 많아 ‘과학 5호기’라는 오명까지 쓴 차.

신형 K5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사진: 기아자동차
신형 K5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사진: 기아자동차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에서 호평을 받은 K5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극명한 호불호가 갈리는 쏘나타에 비해 이 녀석은 ‘好’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차의 기본인 승차감, 소음, 성능이 이게 더 낫다. 내년 중형차 시장이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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