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시장은 연간 약 2,500만대 수준이다. 연간 9,000만대 내외인 전 세계 시장의 30% 가까이 된다. 그래서 모든 글로벌 자동차 제작사들이 중국 시장에 몰두하고 있다. 중국시장의 실적이 모두 글로벌 시장의 실적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대차 그룹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수년간 중국 시장에서의 현대차, 기아차의 실적은 크게 줄어들었다. 그래서 필요 없는 과잉공장을 폐쇄하고 사람을 줄이는 등 다양한 고정비 지출을 줄이는 작업을 펼쳤고, 다이어트 상태에서 다시 도약할 수 있는 방법에 골몰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도약을 위해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 그룹의 실적인 왜 줄었는가 냉정하게 판단하는 일이 우선일 것이다.
우선 중국 지리자동차 등 토종 브랜드의 실력이 높아지면서 중국산 자동차의 품질이 많이 좋아졌다. 내외 디자인은 물론이고 내재된 옵션 등은 도리어 우수할 정도로 상당한 기술 축적이 되었다. 예전의 단순한 복사 수준은 아직은 많이 남아있지만 예전과 비교하여 많은 진보가 진행된 부분이다.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토종 브랜드와 비교하여 굳이 수십 % 고가인 현대차, 기아차를 살 이유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즉 차별화와 특화 요소가 부족한 부분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도 아닌 대중 브랜드이면서 자국 차와 차별화가 없다면 굳이 구입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중국인들만을 위한 차종 투입이 부족하고, SUV 등 시대를 반영한 신차종 투입이 적었다는 점이다. 자국의 시대적 반영을 중요시하는 중국인들 사이에 차량은 중요한 표현수단인 만큼, 철저한 분석과 함께 현지 전용 차종을 제작하여 투입하는 것이 중요했고 지금도 그렇다.
현재 현대차 그룹의 신차 수준은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기술과 품질은 물론 가격 경쟁력도 갖춘 만큼 더욱 중국의 특성에 맞추어 변모하는 차종이 적극적으로 투입된다면 더욱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
올해 일분기에는 86%까지 올라갔을 정도로 국내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약진은 품질이나 디자인 등 전체적인 수준이 높아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바탕을 기반으로 중국인들 사이에 타사 제품 대비 매우 높다는 인식과 중국용 전용 신차종을 제대로 투입한다면 분명히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
세 번째로 중국만의 문제점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은 정경 유착의 전형적인 국가일 정도로 심각한 왜곡 부분이 있다는 점이다. 사드 문제 등으로 인한 중국 정부의 지침이 일선 시장에서 불매운동으로 반영될 정도로 심각한 체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중국 시장은 가장 큰 시장이지만 글로벌 시장과는 별도로 별동대 역할을 할 수 있는 중국만의 영업전략과 지침이 필요하다. 언제든지 심각한 문제를 일으켜 시장이 왜곡되는 만큼 항상 만반의 준비를 통하여 능동적으로 준비하는 자세가 중요한 시장이다. 포기할 수 없지만 별도의 준비가 요구된다는 뜻이다.
최근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차종을 중국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과연 지금의 상태에서 제네시스 모델은 중국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다.
우선 제네시스는 우리 시장과 북미 시장, 러시아 시장 등에서 성공적인 안착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차종도 세단과 SUV 등 현재 5종이 있고 곧 전기차 등 두세 차종이 추가될 예정이다. 이미 라인업이 형성되면서 충분한 경쟁력 준비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유럽이나 중국은 물론 일본 등에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아직 명품의 이미지는 매우 약해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과거를 통하여 미래를 지향하는 명품의 과정이 생략되어 확실한 스토리텔링이 필요하고, 정비와 판매 등 별도의 독립 브랜드를 통하여 소비자들에게 확실한 명품의 이미지를 주입할 수 있는 법인 분리 등 다양한 후속 정책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유럽 시장은 전통적인 충성 브랜드 이미지가 강하고 과거를 통한 미래 지향성이 커서 더욱 세련되고 철저한 준비가 요구되는 지역이다. 충성 브랜드를 버리고 새 브랜드로 차종을 바꾸지 않는다는 뜻이다. 지역적 특성이 고려된 할 일 일이 많다.
중국 시장은 더욱 힘들다. 중국인들 사이에 BMW나 벤츠 등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소유 욕구가 더욱 강하고 명품 소유에 대한 욕구가 강한 만큼 얼마나 제네시스 브랜드를 차별화시키는 가가 중요한 관건일 것이다. 지금도 아직 현대차와 기아차의 차별화가 약한 상태에서 제네시스 브랜드를 차별화시키는 전략은 고민을 거듭해야 한다는 뜻이다.
예전 토요타의 프리미엄 차종인 렉서스를 미국 시장에 진출시키면서 일본차도 아니고 토요타차도 아닌 전략으로 진행한 부분은 참조할 만한 부분이다.
당시 미국인들 사이에 일본 토요타 하면 조그만 동양 국가에서 만든 이등 국민이 제작한 차량이라는 이미지를 없애기 위하여 국가와 브랜드를 철저하게 가리고 렉서스하면 그냥 프리미엄차라는 이미지만 강조했다.
물론 BMW나 벤츠 등의 프리미엄 차종은 현재 중국 공장에서 만들어 해당 지역에 납품하고 있는데, 제네시스는 모두가 한국에서 완성차로 제작하여 수출하는 만큼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자부심이 중요한 항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중국에서 한국산 하면 고급이라는 이미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활용한 한국산 이미지는 중요한 마케팅 전략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작년부터 제작된 제네시스는 분명히 이전과 완전히 다른 글로벌 수준의 품질과 성능인 만큼 중국 시장에 확실한 이미지 제고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중국 시장에서의 제네시스 안착은 세계 시장 진출에서 중요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시장을 많이 잃은 중국에서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교통뉴스=김필수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