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0주년을 맞이한 포르쉐 마칸이 풀체인지된다. 완전히 바뀐 2세대 모델의 주인공은 순수 전기 모델이다. 포르쉐 AG가 자사 최초의 순수 전기 SUV 마칸 일렉트릭을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했다.
포르쉐 AG 올리버 블루메 이사회 회장은 “포르쉐는 뛰어난 E-퍼포먼스, 새로운 드라이버 익스피리언스, 그리고 인상적인 디자인을 통해 마칸을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고 강조했다.
마칸 제품 담당 요르크 케르너(Jörg Kerner)부사장은 “우리 목표는 마칸 일렉트릭을 동급에서 가장 스포티한 모델로 선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이면서 차고가 높은 SUV의 핸디캡을 안고도 가장 스포티하게 만들기 위해 포르쉐가 부린 마법은 무엇일까? 답은 그동안 쌓아온 순수한 엔지니어링이다.
포르쉐의 차세대 전기차 아키텍처 PPE
먼저 전기 파워트레인과 아키텍처가 독보적이다. 포르쉐는 뛰어난 효율성을 실현하고 에너지 회생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신형 PSM 영구자석 전기 모터를 차체 앞축과 뒤축에 배치했다. 800V 아키텍처를 탑재해 새로 개발한 프리미엄 플랫폼 일렉트릭(PPE)은 100kWh 대용량 배터리와 270V 초급속 충전 출력을 갖췄다.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에 최적의 조건에서 21분이 걸리며, 400V 충전기를 사용할 경우 내부 컨트롤러가 전압을 적절히 배분해 최대 135kW 출력으로 충전이 가능하다.
운전 중에는 전기 모터를 통해 최대 240kW의 에너지를 회수한다. 통합 컨버터(IPB, Integrated Power Box)는 무게를 줄이고 공간도 절약함으로써 마칸 일렉트릭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크기를 줄인 IPB는 내장형 AC 충전기, 고전압 히터, DC/DC 컨버터 등 세 가지 구성 요소를 결합한 시스템이다.
마칸은 2가지 모델로 출시된다. 408마력(300kW)의 오버부스트 출력을 갖춘 마칸 4와 639마력(470kW) 출력을 내는 마칸 터보다. 최대 토크는 각각 66.3kg·m 과 115.2kg·m에 달한다. 마칸 터보의 제로백은 3.3초, 최고속도는 260km/h다.
승차감과 조종안정성을 모두 잡은 섀시 엔지니어링
115.2kg·m에 달하는 토크를 제어하기 위해 포르쉐는 전자제어식 포르쉐 트랙션 매니지먼트(ePTM)를 탑재했다. 이 시스템은 기존 사륜구동 시스템보다 약 다섯 배 빠르게 작동하며 슬립이 일어나더라도 100분의 1초 이내에 반응할 수 있다. 또한, 구동력 분배는 선택적 구동 프로그램에 의해 제어한다.
코너링 성능과 험로탈출 성능을 극대화 하기 위한 토크벡터링도 적용됐다. 리어 액슬의 전자제어식 디퍼렌셜 록 시스템인 포르쉐 토크 벡터링 플러스(PTV Plus)은 마칸 터보의 주행안정성과 역동성에 기여한다.
마칸 터보에 기본 탑재되는 에어 서스펜션을 포함한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PASM) 전자식 댐핑 컨트롤은 2밸브 기술을 적용한 댐퍼가 기본 탑재된다. 포르쉐의 2밸브 댐퍼는 압축과 신장을 컨트롤하는 밸브가 따로 있어 보다 정교한 상하운동 제어가 가능하다. PASM은 에어스프링이 없는 마칸 4에도 옵션으로 제공된다.
강화된 하드웨어 덕분에 이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의 자유도가 올라갔다. 포르쉐는 댐퍼의 감쇄력 차이를 더욱 확대할 수 있었기 때문에 편안한 승차감과 단단한 컨트롤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주행 프로그램에 따른 승차감 차이가 더 넓어졌다는 뜻이다.
마칸 일렉트릭의 휠베이스는 1세대 모델보다 86mm 늘어난 2,979mm에 달한다. 휠베이스가 길어지면 공간확보와 승차감에 유리하지만 민첩한 거동에는 불리하다. 이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포르쉐는 리어휠 조향각이 5˚까지 꺾이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을 탑재했다. 저속 회전반경이 11.1m에 불과하고, 고속 코너링 안정성이 좋아진다.
스피드와 효율을 위한 공력성능 디자인
포르쉐는 고유의 디자인 DNA를 첨단 공기역학기술과 결합해 주행가능거리를 최적화한다. 0.25의 공기저항계수를 실현한 포르쉐 액티브 에어로다이내믹(PAA) 덕분에 마칸 일렉트릭은 현재 시장에서 가장 뛰어난 유선형 바디라인을 지닌 SUV 중 하나로 꼽힌다.
휠베이스가 늘어나 바디 끝까지 밀려나간 바퀴는 역동성을 보여주고, 보닛의 얕은 굴곡과 뚜렷이 두드러진 윙이 단박에 포르쉐임을 알 수 있게 한다. 1세대 마칸보다 더욱 날렵한 모습의 루프라인은 쿠페에 가깝다.
여기에 어댑티브 리어 스포일러와 프런트 에어 인테이크의 액티브 쿨링 플랩, 완전히 밀폐한 차체 하부의 개폐형 커버 등을 포함한 포르쉐 액티브 에어로다이내믹(PAA)이 0.25 공기저항계수를 가능케 했다.
스포츠카 DNA를 담은 인테리어에 SUV의 실용성까지
마칸 일렉트릭의 시트 포지션은 트림과 사양에 따라 이전보다 최대 28mm 낮아지며, 레그룸이 늘어난 2열 시트의 포지션도 최대 15mm 내려갔다. 일체형 블랙 패널이 넓게 펼쳐진 콕핏은 포르쉐 DNA을 그대로 담았다. 이와는 반대로 SUV의 높은 루프라인 덕분에 창문 면적이 늘어나 개방감이 뛰어나다.
엔진과 변속기가 사라지면서 실내공간에 큰 변화가 생겼다. 뒤쪽 트렁크 공간이 540리터에 달하고, 2열 시트를 눕히면 1,348리터로 커진다. 엔진이 사라진 자리에는 84리터 크기의 프렁크가 있다. 이를 합치면 1세대 모델에 비해 적재공간이 127리터나 늘어났다.
넓어진 실내에 갖춰진 콕핏은 최신 디지털 유저 인터페이스를 모두 갖추고도 공조장치와 에어컨 등 자주 쓰는 컨트롤을 아날로그 타입으로 남겨두었다. 운전석과 도어스트립에는 일체형 LED 조명도 들어가 다양한 조명을 통해 운전자와 교감할 수 있도록 한다.
마칸 일렉트릭에는 독립적인 12.6인치 디스플레이와 커브드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 10.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등 최대 세 개의 스크린이 탑재됐다. 특히 조수석에 별도의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별도의 컨트롤과 컨텐츠 시청이 가능하다.
‘포르쉐 드라이버 익스피리언스(Porsche Driver Experience)’에는 최초로 증강현실기술을 적용한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포함된다. 내비게이션 화살표와 같은 가상의 시각적 요소들이 실제 주행 환경과 매끄럽게 통합돼 운전자 눈에는 전방 10미터 위치에 87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로 보여진다.
신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한다. 또한, 마칸 일렉트릭의 포르쉐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PCM)는 제어 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음성인식으로 충전소를 포함한 경로를 가장 빠른 속도로 안내하며, 새로운 포르쉐 앱 센터(Porsche App Centre)를 통해 인기 있는 앱을 설치할 수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고객 인도 시작
포르쉐는 더욱 많은 친환경 소재의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순수 전기차인 마칸 일렉트릭의 인테리어 일부 부품은 일정 비율의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이후 지금까지 포르쉐는 전 세계적으로 80만 대 이상의 마칸을 판매했다. 이 같은 성공 스토리는 라이프치히 포르쉐 공장에서 탄소 중립 방식에 따라 생산하는 이 차세대 순수 전기차 모델에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마칸 일렉트릭은 올 하반기 중 고객 인도 예정이다. 마칸 4의 부가세 및 국가별 특별 사양을 포함한 독일 시장 판매 가격은 84,100유로, 마칸 터보는 114,600유로부터 시작한다.
국내시장에도 하반기 중 출시될 예정이며, 판매가격은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