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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이슈] 화물연대 장기파업 ‘운전자 목 죈다’...차 부품단체, ‘파업중단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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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이슈] 화물연대 장기파업 ‘운전자 목 죈다’...차 부품단체, ‘파업중단 촉구’
  • 교통뉴스 김경배 교통전문위원
  • 승인 2022.06.0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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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파업, 월 400만 원 할부금 누가 납부해야 하나
고유가·물가압박 화물연 파업속내 ‘요금인상’이다
자동차산업 위기약점악용 화물연대 신속한법집행
기업들, 사법당국의 신속한 법·원칙 따른 조치 촉구
尹 ‘화물연대파업, 어떤 경우라도 폭력행사’는 불허
화물연대 전면파업으로 우리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교통뉴스 자료사진(기사내용과 관계 없음).
화물연대 전면파업으로 우리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교통뉴스 자료사진(기사내용과 관계 없음).

안전운임 제도가 끝나면서 운임 책정에 대한 이견으로 시작된 화물연대 파업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벼랑 끝으로 달리고 있다.

화물연대에 따르면 이번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은 모두 2만 5천여 명으로 주요 항만과 산업단지 등 전국 50여개 거점 사업장에서 물류 운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비조합원들의 파업 동참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만여 개 부품이 조합돼야 완성차를 생산할 수 있는 부품사와 자동차 제작사는 파업이 3일째 이어지면서 연일 타결을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9일에도 “법을 위반하는 화물연대 파업은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면서 실타래는 점점 더 엉켜가고 있다.

화물연대 스스로 적절한 해결책을 찾아서 국토교통부 중재 가교 위에서 화주·지입사와의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물류가 막혀 일을 못하는 산업계와 일감이 없어 돈을 못 버는 운전자 모두 고사할 가능성이 크다.

출하를 못해서 현재 많은 손실을 보고 있는 산업계의 어려움이 수출길까지 막히게 되면 손실 확산의 화마는 국익을 해치게 되는 만큼, 국제 상거래 정도와 신뢰까지 저버리는 파행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파업에 나선 화물연대 회원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를 예견해 보지 않을 수 없다. 파업 원인은 ‘안전운임 일몰제’뿐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보다 궁극적인 목표인 운송료 인상이나 지입제 폐지, 화물 운송산업 구조 개혁과 노동기본권 보장 등으로 확대하는 도화선에 불을 붙이기 전에 적정 선에서 상충 위기를 조속하게 잠재우는 ‘결자해지’는 더욱 시급하다.

 

불법 낙인 의미하는 화물차 ‘불법파업’...경찰 체포 속 할부금 400만 원 어떻게 갚나???

일단 투쟁에 나선 대형화물차 소유주와 운전자는 당장 3~400만 원에 달하는 차량 할부금을 납입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여기에 '불법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정부방침 아래 다른 차의 운송을 방해하는 강경투쟁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속속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검거되는 현실도 결코 남의 일이 될 수 없다.

화물연대 총파업 이틀째인 8일,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 1,500여 명이 총파업하고 있는 경남 거제에서 과격한 시위 중 각목으로 전면유리창을 파손한 화물연대 노조원이 경찰에 체포됐다.

같은 날 경기도 이천시에 소재한 하이트진로 공장 파업시위 중 출하 차량을 막아선 노조원 15명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천경찰서도 25톤 트럭 밑으로 들어가 운행을 막은 화물연대 노조원 1명과 공장에서 나오던 다른 노조원들도 차량을 이용해 출하 차량을 막은 15명을 현장에서 순차적으로 체포했다고 한다.

파업 3일차인 9일도 곳곳에서는 경찰과 농성 중인 조합원들 사이의 충돌은 이어졌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이에 8일과 9일 연이어서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현대·기아협력회, 한국지엠협신회, 쌍용협동회, 르노코리아협력업체협의회, 한국자율주행산업협회, 한국자동차연구원, 한국자동차공학회, 수소융합얼라이언스,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 등 자동차 제조 관련 11개 협·단체가 얽힌 실타래 풀기를 자처했다.

최근 코로나 팬데믹 영향과 차량용 반도체 등 글로벌 공급 위기에 더해 탄소중립과 미래차 전환 등의 구조적 어려움을 화물연대와 똑같이 겪으면서 영업이익 감소와 적자 확대로 인한 생존 위기에 처한 자동차업계가 파업과 물류방해로 더욱 차질을 빚자 이기적 행동이라며 규탄에 나선 것이다.

현재 2022년 1분기기준 1차 협력 자동차부품업체구조는 상장사 83개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60%인 49개사가 영업이익이 감소됐고, 적자 업체도 약 30%인 24개사에 이른다고 해 ‘기간산업’ 초석인 자동차산업에서 생산 차질문제는 나라 산업의 큰 고심거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자동조립산업 자동차 생산 특성상 부품 하나만 없어도 전체 가동 중단

자동 조립산업인 자동차 생산 특성상 한 가지 부품이라도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으면 전체 자동차 산업 가동이 중단될 수 있다. 업계는 화물연대가 이런 현실을 약점으로 악용하지 말고 해결의 가교로 찾으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동차부품 생산업체 단체인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신달석 이사장은 호소문을 통해 “8일부터 업종 피해를 야기하는 파업을 멈추지 않는다면, 고발과 고소 등 법적 조치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신 이사장은 “행정과 사법당국 또한 생존 위기에 처한 자동차 산업이 화물연대의 집단행동 때문에 결정적 파국에 이르지 않도록 원칙에 따른 불법행위와 관련된 엄격한 법 집행을 신속히 해줄 것”을 건의했다.

화물연대 내부에서도 일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품목 확대, 운송료 인상 등 요구 사항은 자동차 물류 업종의 경우 임금이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수준보다 높아 해당이 없다고 반대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적 뿌리 뽑을 안전운전 위한 적정운임제는 결국 운임 올리려는 명분일까

지난 2020년 정부 조사 운임 원가에 근거한 안전한 운임을 화주·운송업계·차주로 구성된 '안전운임위원회'가 심의하는 ’안전운임제‘에서 1만여 대의 ’건설기계‘ 등을 제외한 상태에서 시행됐다.

건설기계인 ’덤프트럭‘은 이번 파업에 참여한 지입차량과 달리 지입 번호판이 아닌 자기 소유로 등록된 개인 번호판을 단 차량인데도 운임이나 과적 논쟁은 거의 없다고 한다. 운임이 충분했고, 과적을 하면 당하는 불이익이 컸기 때문에 차주들이 과적을 거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화물차 운전자 입장에서는 운임제를 어길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정도로 처분과 규정이 약한 안전운임제 의존도가 컸다. 운임 자체가 낮았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올해 말로 일몰돼 사라지게 되면 최소한의 운임 유지 방패막이 사라지게 되는 사면초가에 몰린 것이다.

여기에 유가 폭등으로 비용이 더 늘어 나면서 화물차 운전자들은 벼랑 끝으로 몰리게 됐고, 그래서 총파업이라는 강수를 두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시기와 명분이 그들 편이 아닌데다가 율사 출신 대통령의 ‘법대로’ 강경대응도 후퇴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결국 장기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승산없는 전쟁은 길어질수록 우리 국민과 국가가 입는 피해도 커질수 밖에 없다.

 

힘든 화물차 기사가 외치는 ’쟁취‘ 초월한 ’논쟁‘의 일성

하지만 노동계를 대변하는 화성노동인권센터는 ’화물연대 노동자들의 파업은 정당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홍성규 화성노동인권센터 소장은 파업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와 지지를 당부하면서 가장 큰 책임은 '국민의힘'에 있다고 주장했다.

홍 소장은 “일부에서 화물노동자들 생존권을 위한 최소한의 버팀목으로 지켜주던 마지막 지지대인 '안전운임제'를 정부가 지키지 못한다면 그 원인은 수없이 호소해 온 정부와 국회의 묵묵부답에 의해 가로막힌 결과”라는 지탄과 함께 파업의 정당성을 해명했다. 그리고 그 책임은 정치권, 특히 현 여당인 국민의 힘이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3년 전 안전운임제의 국회 논의과정에서 국민의힘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3년 후 폐지하는 일몰제가 생기게 됐다는 것이 노동계의 주장이다. 일몰제를 폐지하고 안전운임제 계속 시행 논의도 1년 전부터 이어져 왔지만 사실상 손을 놓았다고 강조했다. 

홍 소장은 “국토교통부는 사업자 측만 모아 이른바 '파업대책회의'를 전제한 여론작업 시나리오를 짜고 있는 데 이게 어떻게 '법대로'인가”를 되물었고, “파업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의 당당한 권리인 만큼 정부는 일방적인 운수회사 편들기부터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외쳤다.

 

희생양 선택은 자신의 몫...’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여야’ 우리 산업경제 활성화

이렇듯 자기 득실만 따지는 마찰에서 가장 심각한 피해대상은 정부도, 회사도, 화물연대도 아닌 화물차 운전기사들이라는 것도 잘 헤아려서 판단해야 한다. 화물노동자 적정임금 보장과 과로·과속·과적 운행을 방지하는 근로 여건 개선이 목적인 '안전운임제'는 스스로가 지켜야 한다는 운전자 입지와 여건까지 이런 분위기에 휘둘려선 안 된다는 뜻이다.

정부와 ’화물연대‘ 대립에서 실제 전쟁을 하는 사람들은 개인사업자이거나 지입차량을 운행하는 운전자들이기 때문이다. 좀 더 솔직하게 짚어본다면, 모두를 파멸시키는 장기 파업에서 월 400만 원이라는 큰 할부금을 언제까지 납부할 수 있는가도 관건이다.

손해를 보고 차를 뺏기고 생계를 포기해야 하는 외길에 선 당사자는 ’화물연대‘가 아닌 ’화물차 운전자‘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해야 한다.

물론 장기파업으로 신불자가 된 운전자라도 가족이나 친지, 친구 명의로 다시 할부 차량을 구입할 수 있지만 힘든 화물차 기사 여러분이 ’쟁취‘를 초월한 ’논쟁‘의 희생양이 되는 것은 자신이 선택할 몫이다.

옛말에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여라’라는 명언이 있다. 지금 싸움은 빨리 말리고, 양측이 윈윈할 수 있는 묘안을 짜낼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물류가 멈추면 우리 산업이 멈춘다. 우리 산업의 피, 물류가 하루 빨리 다시 돌아야 한다. [교통뉴스=김경배 교통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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