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히터 방열판 추가, 근본 해결책 없어 불안 가중
만트럭버스코리아의 대형트럭에 장착되는 연료히터에 결함이 발견돼 국토부 리콜이 실시중인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해당차량은 2015년 6월 25일부터 2020년 11월 12일 사이에 생산된 TGL, TGS, TGX 시리즈 모델 1,600여대다.
결함이 발견된 부품은 연료필터 내부에 있는 경유를 데워주는 연료필터 히터다. 기온이 낮은 겨울철 연료인 경유가 일부 굳거나 걸쭉해지면서 흐름이 느려져 엔진룸으로 제대로 공급이 되지 않을 수 있는데, 연료를 데워줘 이를 방지해주는 장치다.
국토부가 밝힌 결함은 연료필터 내부 회로기판의 조립 불량으로 연료필터 히터가 작동할 때 지나치게 열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하면 화재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연료에 불이 붙으면 차량 전체가 화염에 휩싸일 수 있다. 국토부는 제작사에 해당부품에 대한 시정조치를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 통지문에 따르면 수입사인 만트럭버스코리아는 해당 부품의 교체를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아직 개선품이 마련되지 않아 부품수급이 완료될 때까지 연료필터 히터 커넥터 주변에 방열판을 설치하는 임시조치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결함이지만 원인과 해결방안을 찾았고 절차에 따른 리콜조치가 취해진 점에는 하자가 없어 보인다. 리콜 사실이 보도자료 등을 통해 알려지지 않은 것도 현재 해결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사실을 제대로 통지받지 못한 차주가 많았다는 것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만트럭 차주모임 회원들 사이에는 큰 파장이 일어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리콜 통지문이나 문자를 받지 못한 차주들이 많아 이 소식이 전해지자 술렁였다고 한다.
리콜을 관장하는 관계당국(국토부 등)에 직접 문의했다는 한 차주에 따르면 “리콜이 진행 중이지만 사전보고 단계고, 개선된 부품이 수급돼야 리콜이 완료될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언제 개선품이 준비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임시조치인 방열판만 설치하고 리콜이 마무리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방열판으로 열기가 제어되면 문제될 것이 없으니 해결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이 같은 미봉책으로 연료에 불이 붙을 수 있는 중대결함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을 전문가들은 없을 것이다.
여러 해를 지나면서 계속 이어지고 있는 만트럭 결함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번 리콜 건의 경우 명확한 원인이 파악돼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해결될 수 있는데도 은폐 및 미봉책 논란이 일고 있어 아쉽다. 투명하고 빠른 후속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교통뉴스=민준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