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산업을 이끄는 토요타, 스바루, 마쓰다가 차세대 엔진 공동개발을 선언했다. 세 회사는 각자 고유의 노하우로 다양한 형식의 엔진을 개발해왔다.
스바루는 수평대향 엔진으로 유명하다. 수평대향 엔진은 V형태의 실린더 뱅크 각도가 180도로 완전 수평으로 누운 엔진 배치로, 무게중심이 낮고 진동이 완벽하게 상쇄돼 부드럽다.
토요타는 직렬 4기통 엔진을 고효율화하는 데 탁월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열효율이 40%에 달하는 4기통 엔진과 전기모터 구동계의 조합으로 최고 수준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만들고 있다.
마쓰다는 로터리 엔진으로 유명하다. 기존 엔진 내 폭발에 의한 왕복운동 대신, 회전을 시켜 구동력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진동이 거의 없고 작은 사이즈로도 큰 힘을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존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효율성도 기술개발로 해결된 상태다.
3사는 각사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탄소중립에 더욱 가깝게 갈 방침이다. 차세대 엔진은 엔진의 단독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 외에도 엔진과 전동 유닛이 각자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전동 유닛과 최적의 조합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기존 엔진과 대비해 고효율·고출력과 소형화를 이루어 자동차의 패키지에서도 혁신을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소형화 엔진을 사용하면 엔진룸을 낮출 수 있고, 이는 디자인과 공력성능을 높여 연비도 개선할 수 있다.
엔진 개발은 향후 더욱 엄격해질 배기가스 규제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진행될 예정이다. 새로운 엔진은 화석연료에서 벗어나 e-fuel(합성 연료)이나 바이오 연료, 액체수소 등 다양한 연료에 대응하며 탄소중립을 실현하고, 이를 통해 탄소중립 연료 보급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스바루와 마쓰다는 독특한 엔진 구조로 패키징과 동력성능 향상에 유리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토요타는 내연기관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 3사의 협력은 각 사의 장점을 합쳐 시너지 효과를 냄으로써 내연기관이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기여하도록 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예를 들어 마쓰다의 로터리 엔진은 크기가 작고 출력이 높아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한 발전기 역할에 적합하다. 충전할 곳이 마땅치 않고 주행거리가 짧은 전기차의 단점을 완벽하게 보완할 수 있다.
엔진의 주요 장치가 모두 아래에 깔리는 스바루의 수평대향 엔진은 전동화 시스템을 추가할 공간을 확보해준다. 고성능 전동화 파워트레인과 내연기관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이다.
토요타의 내연기관 열관리와 효율성 제고 기술은 이 모든 기술을 하나로 합치는 가이드맵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토요타 고유의 직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내연기관을 동력원으로 삼으면서도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3사 대표는 탄소중립 연료를 사용한 탄소배출 제로화, 각사 엔진기술의 고도화를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탄소중립을 이루는 ‘멀티 패스웨이’를 통한 탄소중립를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공공개발은 하되, 각사의 상품은 각자 개발해 시장에서 경쟁하겠다는 다짐도 했다. 세 브랜드가 가진 고유의 특장점을 지키면서 힘을 합쳐 탄소중립에 기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