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이오닉 5 N이 미국의 유명한 오르막 레이스인 ‘파이크스 피크 힐클라임(Pikes Peak International Hill Climb)'에서 종전 테슬라 모델 S 플래드가 세웠던 기록을 갱신했다.
'구름 위의 레이스'라고 불리는 '파이크스 피크 힐클라임'은 1916년 처음 시작해 미국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모터스포츠로 로키산맥의 파이크스 피크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차량의 퍼포먼스를 선보일 수 있는 유서 깊은 대회이다.
해발 2,862m에서 경기를 시작해 4,302m에 위치한 결승선까지 총 길이 19.99km의 오르막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총 156개의 굴곡진 코너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차량의 성능뿐만 아니라 내구성과 안정성이 확보되어야 완주할 수 있는 높은 난이도를 자랑한다.
현대자동차는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을 활용해 이번 대회 익스히비션(Exhibition, 전시) 부문에 양산형 전기차 SUV/크로스오버 개조와 비개조 차량으로 참가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 N을 기반으로 험난한 레이스에 최적으로 세팅된 '아이오닉 5 N TA(타임 어택, Time Attack) Spec' 차량으로 신기록을 달성했다.
소프트웨어를 손봐 최대출력을 687마력으로 올리고, 서스펜션과 공력성능을 개선했으며, 경량 18인치 휠에 요코하마 슬릭 경주용 타이어를 장착한 아이오닉 5 N TA Spec은 현대차 WRC 팀 드라이버인 다니 소르도와 모터트렌드 저널리스트이자 랠리 드라이버로 유명한 랜드 폽스크가 몰았다.
양산형 전기차 개조 차량으로 참가한 아이오닉 5 N TA Spec은 첫 출전임에도 불구하고 노련한 주행을 선보인 다니 소르도가 9분 30.852초의 기록으로 완주에 성공하며 테슬라 모델 S 플래드가 지난해 세웠던 최고 기록인 9분 54.901초를 경신했다.
파이크스 피크는 고도 4천 미터가 넘는 고지대를 올라가야 하는 극한의 환경 때문에 내연기관 차량에게 가혹한 코스로 악명높다. 특히 공기가 희박해 엔진 출력이 떨어지게 되고, 이는 엔진에 더 가혹한 부하를 걸기 때문이다.
전기차의 경우 긴 오르막길을 최대출력을 내면서 달릴 때 배터리 과열이 숙제다. 테슬라가 1천마력이 넘는 강력한 출력을 갖추고도 300마력 이상 출력이 낮은 아이오닉 5 N보다 기록이 늦은 이유도 배터리 온도 상승에 따른 출력 제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는 높은 난이도로 악명이 높은 이번 대회에서 양산형 전기차 최고 기록을 달성하는데 성공하며 기술력을 뽐냈다. 배터리 최적 온도 조절을 통해 약 20km 코스를 성능 저하 없이 신기록을 세운 것은 물론, 달리는 과정에서 엔진 사운드를 관람객에게 들려주면서 많은 이목을 끌었다.
개조를 전혀 하지 않은 순정 상태의 아이오닉 5N 한 대도 레이스에 참가해 전 코스를 완주했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1992년 파이크스 피크 힐 클라임에 '스쿠프' 차량으로 처음 출전해 2륜 구동 양산차 비개조 차량으로 13분 21.17초로 우승을 달성했으며 2012년에는 '제네시스 쿠페'로 대회에 참가해 9분 46.164초로 당시 코스 신기록을 세우는 등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