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순천시 등 주암호 상류 일대의 농지가 영산강유역환경청과 지역 주민의 협업으로 친환경 생태녹지로 바뀌고 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청장 박응렬)은 상수원 수질개선을 위해 총 22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주암호 등 광역상수원 일대의 농경지 1017만 8,000㎡ 중 약 36%인 362만 9,000㎡를 생태녹지 공간으로 조성하고, 지역주민이 이를 관리하는 ‘주민참여형 생태지역(벨트) 조성’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정부 3.0의 일환으로 순천 송광사 등 4개 지역공동체와 영산강유역환경청 간의 자발적인 관리협약 체결을 통해 지난해 6월부터 시작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지난해 6월 26일 송광사 승려들과 주변 마을 지역 주민이 함께 결성한 ‘송광사 영농조합법인’과 협약을 체결하고 주암호와 인접한 송광사 입구 주변 농경지 7,500㎡에 친환경 연을 심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송광사 영농조합법인은 이 곳에서 나온 연잎과 줄기 등을 가공 판매하여 사업 시작 첫해에 약 470만 원의 소득을 얻었다.
특히 송광사를 찾는 관광객에게 이 곳 연꽃단지의 경관이 인기를 끌고 있어 향후 지속적인 소득 증대도 예상되고 있다.
송광사 영농조합법인 관계자(송광사 현봉스님)는 “뚜렷한 생태관광 자원이 없었던 이곳에서 자연친화적인 연을 심어 멋진 경관과 함께 부수적인 소득도 올릴 수 있었다”며 “올해는 예년에 비해 매출이 약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같은 주암호 상류 지역인 보성군 율어면과 복내면 소재 2개 지역에서도 8,500㎡의 농경지가 친환경 생태녹지로 바뀌었다. 이곳에서는 수질정화 대표 농산물인 미나리를 심어 연간 0.5톤의 수확량을 거두었다.
화순군 남면에는 지난해 7월부터 약 6,200㎡의 농경지에 뽕나무를 심어 지역 소득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류연주 영산강유역환경청 상수원관리과 과장은 “이 지역 일대는 원래 논이나 비닐하우스가 대부분을 차지해 비점오염원이 많은 곳이었다”며 “이번 사업으로 이 곳을 습지나 숲으로 조성하여 수질개선 효과가 클 뿐만 아니라 양서류, 파충류, 어류, 곤충 등 각종 야생생물들이 살아갈 수 있는 최적의 서식처로 바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올해 사업 규모를 확대하기로 하고 현지 양봉협회와 관리협약을 체결하여, 약 2만㎡의 부지에 산수유, 싸리나무 등 꿀벌이 좋아하는 여러 종류의 밀원식물을 심는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밀원식물 : 벌이 꿀과 화분을 채취하는 식물(산수유, 싸리나무, 꽃향유 등)
이에 따라, 지난해 4개 지역에서 진행 중이던 ‘주민참여형 생태지역 조성’ 사업은 올해 8개 지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한편,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수질개선을 위해 지난 2004년부터 주암호 등 주요 상수원 상류지역 농경지, 축사, 음식점 등의 토지와 건물을 협의 매수했으며 지금까지 매입한 토지는 약 1,500만㎡에 이른다.
이중 생태지역 조성이 가능한 1017만 8,000㎡ 면적을 대상으로 습지, 초지, 완충림 등을 단계적으로 조성 또는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관리 과정에서 인접 경작지나 마을주변에 일조권 침해, 병해충 발생 유발 등을 이유로 종종 민원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이에 민원을 해결하고 수변녹지의 유지·관리비용을 절감함은 물론 지역민의 소득증대에도 기여하고자 지역민과 협업하는 생태녹지 조성 관리방식으로 전환하게 된 것이다.
박응렬 영산강유역환경청장은 “상수원 상류지역에 농촌인구 노령화를 고려해서 노동력이 적게 들고 친환경적이며 생산성이 높은 사업을 적극 발굴해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통뉴스 송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