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7일 법무법인 바른에서는 EDR 데이터를 활용한 급발진 사고 분석에 대한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세미나는 총 4개의 전문가 세션으로 구성됐습니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자동차사고분석전문가인 브레드 뮈어 대표는
충돌 전 자동차의 상태를 기록하는 장치인 EDR 데이터를 활용한
사고 분석기법에 대해서 소개했습니다.
사고 사례에 대한 데이터 분석 결과, 충돌 전 속도와,
어느 시점에 사고가 발생해 속도가 떨어졌는지,
그리고 사고 상황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는지의 여부도
데이터분석을 통해 알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국내 완성차 메이커의 EDR 데이터의 문제는 보안이 취약하다는 점과
원본 데이터가 없다는 점이라며,
이 두 가지 쟁점에 의해 법정에서 증거자료로 쓸 수 있는지가 결정된다고 말했습니다.
[Brad Muir/자동차사고분석전문가]
Q>EDR데이터의 분석사례가 정확한지?
지금까지 분석해본 결과, 양호한 정확성을 보였다.
몇몇 자동차 사고의 데이터들은 부정확한 부분이 있었지만,
우리는 그 이유에 대해서 연구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정확했다.
Q> 국내 EDR 법제화에 대한 생각은?아주 좋은 생각이다. EDR 데이터가 자동차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운전자에게 특히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DR 데이터를 활용하면 사고시 무슨 일이 있었고 누구의
잘못인지를 판명할 수 있기 때문에 법제화는 꼭 필요하다고 본다.
이어 최영석 CM네트워크 대표는 급발진을 일으킨 자동차의 전압변화를 분석한 자료들을 공개해
대중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국내 급발진 의심사례로 공개된 자료에는 브레이크페달을 밟은 상태가 On과 Off로 표기되는데요,
기준점이 분명치 않아 어떤 표기가 밟은 상태인지 알 수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법으로 이 상태를 명확히 규정하고,
메이커들은 이를 따라 주행 중 상태를 정확히 표기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습니다.
바른 법무법인의 하종선, 김유 변호사는
도요타 급발진 사례와 다카타 에어백 결함에 대한 미국 내 소송 사례에 대해서 발표했습니다.
징벌적 손해배상과 집단소송 등으로
최대 몇 조에 달하는 금액을 배상금과 벌금으로 내도록 한 미국과는 달리
국내는 법제도가 강력하지 않아 수입자동차들의 도피처가 되고 있다는 비난여론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에 대한 원인으로는 정부의 자동차 정책과 법적 근거 미비 등 복합적인 원인에 기인한다며,
정부와 소비자 모두 적절한 보상을 위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종선/법무법인바른 변호사]
Q> 세미나 개최 이유?
미국에서 도요타가 급발진에 관해서 340여 건이나 합의하고
피해자들에게 배상을 해줬습니다. 반면에 우리나라에서는
급발진이 전혀 배상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한국과 미국의 차이 내지는 극명한 대비를 통해서
우리나라 고객들이 어떻게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는지
어떠한 변화가 필요한지 생각해보는데 목적이 있었습니다.
Q> EDR 데이터 분석이 중요한 이유는?
앞으로 2020년부터 본격적인 무인자동차 시대가 열릴 것이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고, 그러면 자동차에 많은 데이터가 축적될 겁니다.
그와 같은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사고를 밝히고,
책임을 가리는데 가장 중요한 점이 될 것 같습니다.
그 첫 단계가 EDR이고, EDR 분석이 한국에서 적극
활용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DR분석을 통해 나온 자료들이 재판에서 증거로 채택이 되면
보다 사고의 원인, 책임문제가 분명하게 밝혀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마지막으로 발표에 나선 최병록 한국소비자안전학회 회장은
자동차 안전성을 위한 제조물책임법 강화방안에 대해 강의를 진행했는데요,
제조물 법의 실효성 획득을 위해서는 인과관계 수정규정 신설과
정보공개명령제도 도입이 가장 핵심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미국의 징벌적 손해배상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현재 국내에서도 입법이 추진 중이고
민법에서 도입하자는 흐름도 진행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EDR 분석 데이터의 정확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EDR 자체는 전압변동은 기록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며,
십 수 년간 EDR 사고를 분석해본 결과, 급발진 주장 사고는 브레이크를 밟은 게 아니라
가속페달을 밟은 경우들이었다고 브레드 뮈어 대표가 답했습니다.
국내에서도 과거 급발진으로 의심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지만,
현재까지 자동차 제조사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판례는 없습니다.
미국과 달리 자동차의 급발진 원인을 운전자가 규명해야 하는 문제 때문인데요,
소송까지 가더라도 제작사가 승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국내 EDR 법은 오는 12월 법제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단순한 법제화를 벗어나 급발진 소송에 적극적으로 합의하고 있는 미국의 사례처럼
소비자에게 불리한 법률적 구조를 개선하고,
책임소재를 명확히 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교통뉴스 윤희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