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연맹은 금융감독원이 과거 민원발생평가를 ‘소비자보호실태’ 평가로 변경했으나 소비자보다 금융사 입장을 반영한 평가가 되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금융 ‘소비자보호실태’ 평가는 소비자 선택정보로서 한눈에 문제가 있는 금융사가 어딘지 알 수 있어야 하는데 소비자에게 금융사 선택정보를 주는 것이 아니어서 평가의 목적을 상실한 쓸모없는 평가가 되어 버렸다.
종전에는 5개 등급으로 분류해 쉽게 알 수 있었지만 이번 제도는 10개 항목으로 평가가 나열되어 있고 종합평가 결과는 빠져 있어 어느 금융사가 좋은지 알 수 없게 되었다. 평가등급도 양호, 보통, 미흡 등 3등급으로 줄여 등급 간의 격차를 크게 줄었다. 또 3개 등급 간의 범위나 기준이 없어 소비자가 금융사의 수준을 판단하려면 일일이 알아서 판단 할 수밖에 없다.
평가방식도 종전의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뀌어 한 개 이상 미흡을 받은 금융사는 6개사로 전체 66개사 중 9%에 불과하다. 전년에 민원평가로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받은 회사는 71개사 중 13개사로 18%와 비교하면 대폭 줄었고 양호나 보통을 받은 항목이 많아 결국 금융사에 면죄부를 준 꼴이 되었다.
평가부문의 항목이 10가지의 세부 평가기준은 25가지나 되지만 그에 대한 세부 평가기준은 없고, 산출의 적정성 여부도 알 수 없어 투명성도 의심된다. 일례로 “보험금 청구, 지급관련 소송종료 현황”을 보면 업계 평균 패소율은 10.1%였고 MG손해가 26.5%로 가장 높았으며 삼성화재는 0,8%로 가장 낮은 그룹에 속했다. 또한 “2015년 분쟁 중 소제기현황”을 보면 평균 소제기비율은 4.4%이고 롯데손보가 15.8%로 가장 높았고 삼성화재는 2.5%로 낮은 그룹에 속했다.
이런 공시 자료를 비교해 볼 때 롯데손해나 MG손해는 보통으로 평가받고 삼성화재만 미흡으로 평가된 근거를 알기 어렵다. 금융 당국은 평가기준과 산출근거를 투명하게 발표해야 한다.
금융소비자연맹 이기욱 사무처장은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제도는 “소비자가 참고하여 금융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인데 금융 당국은 소비자들이 보고 판단할 수 없는 평가를 했다.” 며, 세부평가 기준과 산출근거를 발표하고 소비자들이 알기 쉽게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