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국내 도로에 새로운 공법의 아스콘 포장이 도입됐다. ‘저소음 포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이 포장기술은 일본에서 도입됐으며, 골재 사이의 간격(공극)이 일반 포장에 비해 커 비가 많이 내려도 물이 노면 아래로 흡수되고, 타이어에 의한 소음도 흡수되는 신기술이었다.
그런데 국내 도로에서는 문제가 생겼다. 겨울철 영하의 온도로 떨어질 때 공극으로 흡수된 물이 얼면서 팽창해 다져진 골재가 떨어져 나가는 등 내구성이 현저히 떨어졌던 것이다. 일반 포장에 비해 균열도 잘 일어나 2009년 이후 이 포장공법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는 소음 민원이 발생하는 구간에 방음벽과 함께 활용 중이지만, 발주처는 유지관리나 내구성 면에서 더 낫다는 평가를 받는 방음벽을 선호해 배수성 포장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국토부 관계자는 전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국토부 도로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배수성 포장 활성화를 위한 협의단’을 구성해 개선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협의단에는 한국도로공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아스팔트학회,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을 비롯한 학계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고 한다.
국토부는 배수성 포장이 우천 시 노면 수막현상 억제와 결빙 방지, 도로소음 저감 등 장점이 많아 보급을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협의단은 배수성 포장 관련지침과 시방서를 개선하고 이 공법의 적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우선 2020년에 고속도로 소음 취약구간 3개 구간 28.4km와 국도 결빙 취약구간 3개 구간 22.8km에 각각 1차로씩 시공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배수성 포장의 장점을 명확하게 제시해 발주처에 제시하고, 소음기준 등을 마련해 발주처가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합의단은 새로 포장되는 배수성 아스팔트 구간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 내구성 문제 등 장애요인을 파악해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업계 전문가 등을 초청해 공청회를 열어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 김용석 도로국장은 “실시공 확대, 배수성포장 관련지침 개선 등 `배수성포장 활성화 방안`이 올해 안으로 정착되면 내년부터 배수성포장에 대한 국민과 발주처의 인식이 상당히 개선되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