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11년부터 전남 신안군 철새연구센터에서 조류를 관찰한 결과 흑산도가 그동안 알려진 것처럼 우리나라를 오가는 여름철새의 관문일 뿐만 아니라 겨울철새의 월동지로 새롭게 확인됐다고 4일 밝혔다.
공단은 우리나라 최초로 흑산도에 철새연구센터를 2005년 7월에 설치해 관련 연구를 시작했으며 이 곳에서 2011∼2014년 겨울철(12∼2월) 동안 총 130종 7,539마리의 철새를 확인했다.
이 중 겨울철새는 흰꼬리수리, 참매, 새매, 알락오리, 청머리오리, 홍머리오리, 청둥오리, 쇠오리, 흰비오리, 아비, 큰회색머리아비 등 60종 1,447마리다.
또한 텃새는 매, 황조롱이, 직박구리, 딱새, 박새 등 28종 5,813마리였다.
나머지는 흑산도를 거쳐가는 통과철새로 솔새사촌, 제비딱새, 학도요, 청도요, 개미잡이 등으로 42종 279마리다.
겨울철새는 시베리아, 러시아 남부, 몽골 등지에서 번식하고 겨울을 나기 위해 우리나라 천수만, 시화호, 순천만 등에 찾아와 머물면서 먹이를 먹고 휴식을 취한 후 봄이 되면 다시 번식지로 되돌아간다.
그런데 이들 겨울철새가 월동을 위해 우리나라 서남해의 최남단 흑산도까지 내려온 것은 도서지역 역시 휴식과 먹이를 얻을 수 있는 적당한 장소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흑산도는 동남아시아나 일본 남부, 호주 등지에 서식하는 새들이 번식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봄에 들어왔다가 가을에 나가는 관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조사결과로 흑산도는 우리나라를 찾는 여름철새의 휴게소 역할 뿐만 아니라 텃새와 겨울철새의 월동지라는 점이 확인됐다.
한편, 흑산도는 괭이갈매기, 재갈매기, 갈매기, 흰갈매기, 한국재갈매기, 줄무늬노랑발갈매기, 큰재갈매기, 붉은부리갈매기, 세가락갈매기 등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갈매기 종류의 대부분이 월동하는 곳이라는 점도 확인됐다.
특히 지금까지 괭이갈매기는 무인도에서 4∼7월 동안 번식을 마친 다음 새끼들과 함께 번식지를 떠나 8~10월에 인근 하구나 해안 등지에서 머물다가 이듬해 1월초 번식지로 되돌아온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11~12월 두 달 동안 어디에 머무는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번 조사를 통해 흑산도와 같은 도서지역에 머무는 것이 밝혀졌다. 이 기간 중 흑산도에서는 최대 6,000마리 이상의 괭이갈매기가 관찰되기도 했다.
국립공원연구원 신용석 원장은 “이번 조사결과는 흑산도가 텃새와 겨울철새의 월동장소라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된 것인데 서남해안의 다른 도서지역도 비슷한 역할을 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교통뉴스 윤희정 기자]